한참 전인데 5월 초에 까불다가 손전화를 물에 퐁당 빠뜨린 적이 있었다. 그때 교통카드도 포기하면서 한 이틀 말렸었다. 그랬더니 하늘도 나의 지극 정성과 지구를 사랑하고 자원을 절약하고 싶은 마음을 알았는지 아무 고장도 없이 멀쩡히 동작을 했다. 그래서 전화기를 가루가 될 때까지 사용하기로 했었는데 정말로 고장이 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.

첫번째 고장은 카메라에서 발견되었는데 이건 참 미묘하다. 고장은 고장인데 굳이 고칠 필요도 없어 보인다. 슬라이드업 전화기인데 원래는 사진을 찍다 슬라이드를 내리면 카메라가 꺼져야 하는데 안 꺼지는 것이다. 내려진 그 상태에서 메뉴버튼이나 확인버튼 누르면 정상적으로 사진촬영이 된다. 이거 무슨 스파이캠도 아니고 좀 희한해졌다.

두번째 고장은 역시나 자판문제. 막 고장났을 때는 봄이라 몰랐는데 여름이 되니 기온이 27도를 넘어가면 끈적해지는 건지 2번, 3번 중심으로 잘 안 눌린다. 특히나 2,3번은 천지인 입력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모음 조합용... 여러번 눌러야 하니 귀찮아. 

새거 누가 공짜로 주면 감사히 받기야 하겠지만 내 돈주고 사기는 싫다. 가을 되고 선선해지면 자판 멀쩡해지겠지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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